[스크랩] 목사안수문제와 노회의 역할

2007. 5. 14. 18:44지혜로운 삶

* 이 글은 기독공보(2007.5.12)에 "목사 안수, 교회의 역할 크다"란 제목으로 게재되었는데, 원문과 미세한 차이가 있어서 여기에 원문을 싣습니다 *

 

 

                                       "목사안수 문제 해결을 위한 노회의 역할"

 

                                                                                                영남신대 교수 최태영

 

목사안수에 관한 현 제도를 비판하는 글이 지난 기독공보에 실렸다. 신학교에서 목사후보생들을 교육하는 교수의 입장에서 그 글을 자세히 읽고 약간의 의견을 피력하고 싶다. 그 글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는데 필요한 2년간의 전임전도사 사역지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을 따는 일만큼이나 어렵다고 하면서 현재의 어려운 실상을 보도하여 주었다. 똑같이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전도사가 임지를 구할 수 없어 교육전도사로 2년간 봉사하였는데, 한 사람은 증빙서류를 받지 못하여 목사안수를 못 받았고, 다른 한 사람은 증빙서류를 받아서 목사안수를 받았음을 예로 들면서, 이런 문제는 전임전도사 임지가 턱없이 부족해서 나타난 결과이고, 더 나아가서는 전임전도사 경력 2년을 요구하는 현행 헌법 조례가 잘못된 것이므로 개정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고 있다.


 

신학교 교수의 입장에서 졸업생들의 진로에 대해 큰 관심을 기울여준 것에 대해 먼저 고마운 마음이 든다. 제자들이 졸업하고 나서 전임 자리를 얻지 못해 고민하는 현실은 신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수들이 공히 느끼는 안타까움일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제도를 개정하는 데에는 선뜻 동의되지 않는다. 당장 전임사역지를 구하지 못한 전도사와 졸업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일견 좋은 의견으로 보이겠지만 여기에는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점이 있다. 곧 한국 교회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훈련된 좋은 목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도 그것이 좋은 의견이라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교단에서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신대원에서 상당한 기간의 신학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고도로 전문적인 사역인 목회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2년간의 전임사역을 통한 현장목회훈련을 요구하게 된 것이 헌법조례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2년간의 전임사역만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하여 그 내용을 좀 더 강화할 것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었다. 그러니까 교단이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것은 잘 훈련된 양질의 목회자를 배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교단의 정책이 잘못된 것인지를 먼저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두 가지 요구사항에 직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양질의 목사를 양성하는 것과 많은 수의 목사를 양성하는 것이 그것이다. 여기서 목사의 질이 우선이냐 수가 우선이냐 하는 우선순위의 문제가 대두된다. 만약 후자가 우선순위라면 전임사역에 대한 요구를 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에 우선순위를 두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그들은 현재의 신학생이 너무 많으니 줄이자고 강력한 요구를 해 왔고, 또 임지 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을 배출하고 나서 뒷감당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심각한 걱정을 하는 분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 교회의 할 일이 많은 상황에서 신학생 숫자를 줄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고, 그렇다고 질을 무시하고 숫자만 늘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딜레마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여기서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가운데 수를 늘리는 한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그것은 문제가 되는 전임사역지를 대폭 늘리는 것이다. 노회를 중심으로 관계 기관이 협력하고 총회 차원에서 지원하면 능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여겨진다. 필자는 특히 노회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처럼 지교회와 전도사 개인들에게 맡겨 두어서는 결코 많은 전임사역지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고 당면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지교회에 많은 전임전도사를 청빙하라고 강제할 수도 없을뿐더러, 신학교를 졸업하는 전도사들에게 대책 없이 나가서 개척교회를 시작하라고 하는 것도 무리한 요구가 될 수 있다. 바로 여기에 노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목사를 양성하고 안수를 베푸는 것은 노회의 소관이므로 노회가 주체가 될 필요가 있다. 좋은 목회후보자들을 발굴, 양성, 훈련한 후 안수하는 것은 노회가 신학교와 손잡고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업이 아닌가 한다. 노회는 이를 위한 정책을 개발하여 소속 지교회들과 긴밀한 협조체제 아래 신학교를 졸업하는 전도사들에게 전임사역지를 제공해 주고, 또 교회개척을 희망하는 전도사들에게 노회차원에서 지원하는 체제를 강구할 수 있을 것이다. 노회가 확보하고 있는 많은 인적, 물적 자원을 잘 통제하여 목회자 양성이라는 최우선과제를 위해 효과적으로 사용한다면 하늘의 별따기라는 자조 섞인 문제는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Again 1907'이란 현재 한국교회 최대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훈련받은 좋은 목회자가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한갓 구호와 이벤트로 끝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노회차원에서 제대로 된 정책이 개발되고 시행되기를 바라며 또한 총회도 이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희망한다.

출처 : 수신정심
글쓴이 : 신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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