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것과 없는 것 그리고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2007. 12. 30. 09:17ㆍ기도하는 삶
2007년 12월 29일 (토) 18:35 조선일보
'장로' 되기가 국회의원 보다 힘든 '교회'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이명박(李明博) 대통령 당선자는 25일 성탄절을 맞았는데도 자신이 장로인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 가지 않고 청와대 안가(安家)에 머물렀다. 한편 소망교회에는 이날 인수위원장으로 내정된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과 남편인 최영상 고려대 교수도 다니고 있다.
(본지 12월 26일자 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배출한 소망교회는 여러 수식어를 달고 있다. 시대가 낳은 선물, 성장한 부르주아들이 모인 교회, 가난한 사람이 다니기 어려운 교회, 지적인 교회 등. 인근에 대형 교회가 몇 군데 있지만 소망교회만 유독 부자들이 다니는 교회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한국 엘리트의 3대 조건이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아파트에 살면서, 소망교회에 다니는 것’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외부의 시선과는 달리, 소망교회에서 정한 십계명 가운데 하나는 ‘비(非) 귀족화’다. 이 교회는 수직적 계급화와 상하 계층화를 막기 위해 장로석이 따로 없고, 안수집사 제도도 없다. 행정의 민주화를 위해 한 직분을 2년 맡은 다음 평회원으로 돌아가게 한다.
소망교회는 없는 게 많다. 교회 버스가 한 대도 없고 교회 묘지도 없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소망수양관 내에 ‘소망교회 성도의 묘’라고 적힌 비석이 하나 있을 뿐이다. 원하는 교인에 한해 비석 주변에 유골을 뿌려도 되지만 고인의 이름을 따로 새기는 공간은 없다.
대부분의 교회가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일 년에 한두 차례 부흥집회를 연다. 소망교회는 창립 이후 3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집회도 열지 않았다. 요즘 교회마다 새 신자를 영입하기 위한 ‘대각성전도집회’를 개최하지만 소망교회는 그마저도 없다. 새로 나온 사람을 예배 시간에 소개하지도 않고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다. 다만 임종이나 장례식 같은 때는 반드시 찾아가 위로한다.
예배 시간에 절대 박수를 치지 않는다. 대성전에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다.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없는 게 많은 조용한 교회지만, 매주 50여명의 새 신자가 등록을 하고 매년 2000명 이상씩 신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7만여명이 등록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에서 가장 큰 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목사는 20명에 불과하다. 인근 대형 교회의 5분 1 수준이다.
소망교회는 1977년에 곽선희 원로목사가 개척했다. 2003년 10월 곽선희 목사가 은퇴한 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 출신인 김지철 목사가 4년째 맡고 있다. 곽선희 목사는 경건한 예배를 최우선으로 강조하여 새벽 예배부터 모든 예배를 관장하였다. 곽선희 목사의 설교가 철학적이고 감동적이라면 김지철 목사의 설교는 교육적이고 체계적이라는 평이다.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이 교회가 부흥한 요인으로 예외 없이 설교를 꼽는다. 곽선희 목사는 물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는 ‘도시적 유목민’이라고 규정했다.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의 외롭고 상처 난 부분을 싸매 주는 설교가 교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소망교회 장로가 되려면 장로 투표일에 참석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조용한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부각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현재 시무장로는 103명으로 교인 숫자에 비해 적은 편이다. 1999년과 2007년에는 아예 장로를 배출하지 못했다. 소망교회 장로 되는 것이 국회의원 되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명박 당선자는 1978년부터 소망교회에 출석하여 현대건설 사장 재직 시절인 1981년에 이 교회를 건축했다. 당시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현대건설에서 실비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교회 내에서 유명인사였지만 현대건설 사장과 회장 재직 시절 해외 출장 때문에 봉사를 못 해 교인들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이 된 후 3년 4개월간 매주 일요일 새벽 6시부터 주차 봉사를 하면서 1995년에 장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명박 당선자는 1부 예배인 7시 30분 예배에 출석해왔다. 이 당선자는 교회에서 ‘유머가 풍부하고 대화의 폭이 넓으며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언젠가 “정주영 회장이 만수를 내다본다면 나는 천수쯤은 내다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전도회 부회장을 지냈다.
소망교회에 다니는 전·현직 장성의 별을 모으면 200개가 넘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이 출석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선임된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이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선거캠프 경제정책 핵심브레인인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한나라당 정몽준·이종구 의원,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이효계 숭실대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김신배 SK 텔레콤 사장, 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 최규완 전 삼성의료원장 등이 이 교회 신도이다.
그에 비하면 사회봉사 활동이 적다는 비판이 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익명적 헌신, 자원적 봉사를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990년대 초반 정주영 회장에 앞서 소 1000마리를 북한에 보낸 이 교회는 지속적인 북한주민돕기를 해왔고, 초창기부터 연변과학기술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정신지체인과 발달장애인을 돕는 소망복지재단 베데스다, 북한 라진 선봉지역의 라선 어린이집 같은 공식적인 봉사기관 외에도 교회 내 각 단체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용한 소망교회가 몇 달 전까지 시끄러웠다. 곽선희 목사 은퇴와 관련해 외부 데모대가 교회 앞에서 시위를 했고, 최근까지 교회 내에 갈등이 있다는 잡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교회가 일치단결했다. 대통령 후보를 배출한 교회가 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교인들이 조용히 기도로 후원했다.
지난 10월 7일 30주년 기념 예배 때 소망교회는 성장통을 이겨내고 청년의 힘을 발휘하자고 결의했다.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소망교회의 내분은 자연적으로 가라앉았다. 이 교회 권사인 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비롯하여 교회 인사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자중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정을 잘 다스리게 기도로 조용히 후원하겠다는 게 소망교회의 방침이다.
(본지 12월 26일자 보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를 배출한 소망교회는 여러 수식어를 달고 있다. 시대가 낳은 선물, 성장한 부르주아들이 모인 교회, 가난한 사람이 다니기 어려운 교회, 지적인 교회 등. 인근에 대형 교회가 몇 군데 있지만 소망교회만 유독 부자들이 다니는 교회라는 인식이 박혀있다. 한국 엘리트의 3대 조건이 ‘압구정동에 있는, 현대아파트에 살면서, 소망교회에 다니는 것’이라는 우스개가 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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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외부의 시선과는 달리, 소망교회에서 정한 십계명 가운데 하나는 ‘비(非) 귀족화’다. 이 교회는 수직적 계급화와 상하 계층화를 막기 위해 장로석이 따로 없고, 안수집사 제도도 없다. 행정의 민주화를 위해 한 직분을 2년 맡은 다음 평회원으로 돌아가게 한다.
소망교회는 없는 게 많다. 교회 버스가 한 대도 없고 교회 묘지도 없다.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소망수양관 내에 ‘소망교회 성도의 묘’라고 적힌 비석이 하나 있을 뿐이다. 원하는 교인에 한해 비석 주변에 유골을 뿌려도 되지만 고인의 이름을 따로 새기는 공간은 없다.
대부분의 교회가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일 년에 한두 차례 부흥집회를 연다. 소망교회는 창립 이후 3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집회도 열지 않았다. 요즘 교회마다 새 신자를 영입하기 위한 ‘대각성전도집회’를 개최하지만 소망교회는 그마저도 없다. 새로 나온 사람을 예배 시간에 소개하지도 않고 특별한 프로그램도 없다. 다만 임종이나 장례식 같은 때는 반드시 찾아가 위로한다.
예배 시간에 절대 박수를 치지 않는다. 대성전에 어린이는 입장할 수 없다. 조용하고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없는 게 많은 조용한 교회지만, 매주 50여명의 새 신자가 등록을 하고 매년 2000명 이상씩 신자가 늘어나고 있다. 현재 7만여명이 등록하여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측에서 가장 큰 교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목사는 20명에 불과하다. 인근 대형 교회의 5분 1 수준이다.
소망교회는 1977년에 곽선희 원로목사가 개척했다. 2003년 10월 곽선희 목사가 은퇴한 후 장로회신학대학 교수 출신인 김지철 목사가 4년째 맡고 있다. 곽선희 목사는 경건한 예배를 최우선으로 강조하여 새벽 예배부터 모든 예배를 관장하였다. 곽선희 목사의 설교가 철학적이고 감동적이라면 김지철 목사의 설교는 교육적이고 체계적이라는 평이다.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이 교회가 부흥한 요인으로 예외 없이 설교를 꼽는다. 곽선희 목사는 물질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끼는 ‘도시적 유목민’이라고 규정했다. 부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의 외롭고 상처 난 부분을 싸매 주는 설교가 교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소망교회 장로가 되려면 장로 투표일에 참석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조용한 교회에서 교인들에게 부각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현재 시무장로는 103명으로 교인 숫자에 비해 적은 편이다. 1999년과 2007년에는 아예 장로를 배출하지 못했다. 소망교회 장로 되는 것이 국회의원 되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명박 당선자는 1978년부터 소망교회에 출석하여 현대건설 사장 재직 시절인 1981년에 이 교회를 건축했다. 당시 교회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현대건설에서 실비로 지어주었다고 한다. 교회 내에서 유명인사였지만 현대건설 사장과 회장 재직 시절 해외 출장 때문에 봉사를 못 해 교인들의 낙점을 받지 못했다.
1992년 14대 국회의원이 된 후 3년 4개월간 매주 일요일 새벽 6시부터 주차 봉사를 하면서 1995년에 장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명박 당선자는 1부 예배인 7시 30분 예배에 출석해왔다. 이 당선자는 교회에서 ‘유머가 풍부하고 대화의 폭이 넓으며 미래를 내다보는 식견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언젠가 “정주영 회장이 만수를 내다본다면 나는 천수쯤은 내다본다”고 말했다고 한다. 부인 김윤옥 여사는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여전도회 부회장을 지냈다.
소망교회에 다니는 전·현직 장성의 별을 모으면 200개가 넘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많이 출석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선임된 숙명여대 이경숙 총장, 이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선거캠프 경제정책 핵심브레인인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한나라당 정몽준·이종구 의원,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 이우철 금융감독원 부원장, 이효계 숭실대 총장,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 서상목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인기 전 증권거래소 이사장, 김신배 SK 텔레콤 사장, 김광석 참존화장품 회장, 최규완 전 삼성의료원장 등이 이 교회 신도이다.
그에 비하면 사회봉사 활동이 적다는 비판이 있다. 한 교회 관계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 말씀에 따라 익명적 헌신, 자원적 봉사를 실천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990년대 초반 정주영 회장에 앞서 소 1000마리를 북한에 보낸 이 교회는 지속적인 북한주민돕기를 해왔고, 초창기부터 연변과학기술대학을 지원하고 있다. 정신지체인과 발달장애인을 돕는 소망복지재단 베데스다, 북한 라진 선봉지역의 라선 어린이집 같은 공식적인 봉사기관 외에도 교회 내 각 단체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용한 소망교회가 몇 달 전까지 시끄러웠다. 곽선희 목사 은퇴와 관련해 외부 데모대가 교회 앞에서 시위를 했고, 최근까지 교회 내에 갈등이 있다는 잡음이 새어나왔다.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가 한나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 교회가 일치단결했다. 대통령 후보를 배출한 교회가 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교인들이 조용히 기도로 후원했다.
지난 10월 7일 30주년 기념 예배 때 소망교회는 성장통을 이겨내고 청년의 힘을 발휘하자고 결의했다. 이명박 장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소망교회의 내분은 자연적으로 가라앉았다. 이 교회 권사인 이경숙 인수위원장을 비롯하여 교회 인사들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자중하는 분위기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국정을 잘 다스리게 기도로 조용히 후원하겠다는 게 소망교회의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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