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살 예방대책 마련 시급하다.

2007. 2. 17. 12:14金俊鎬論說集

 

1. 자살 예방대책 마련 시급하다.

                                

                                     국제시인, 논설위원 김준호


  한 해에 지구촌에서는 100만 명 이상의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suicide)로 전쟁보다 무서운 죽음에 이르는 병이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예외는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06년 통계에 의하면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29개 국가 중에서 22개국은 자살률이 감소 추세에 있으나 우리나라는 급격한 자살의 증가추세로 지난 3년간 자살 사망률 증가속도 1위라는 불명예스런 훈장을 달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모 그룹회장의 자살, 모 건설회사 사장의 자살, 노부부의 동반자살, 유명여자 배우의 자살, 유명여자 가수의 자살, 직장을 얻지 못해 다세대 옥탑 방에서 졸업을 앞둔 대학생의 자살, 수능 성적 비관 자살한 여고생, 반 학생들의 따돌림에 자살한 중학생, 12세 소녀의 자살 등 사회적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다양한 사회계층의 사람들과 연령층의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6년 통계로 하루에 38명꼴 약 42분에 1명꼴로 자살하고 있다니 애처럽고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물론 개개인의 자살원인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아는바 없다. 통계적으로 염세나 비관이 44%, 병고 24%, 치정실연 8.8% 비곤 사업실패 6.3% 가정불화 6.9% 정신이상 6%를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다.


흔히 자살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문제로 간주된다. 그런데 19세기 중엽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사회현상에 적용하면서 시작된 학문인 사회학의 창시자인 소르본 대학의 교수였던 에밀 뒤르켐 (1858~1917)은 그의 저서 ‘자살론’에서 자살의 원인을 개인의 심리적 측면 보다는 집단과 개인의 상호인과 관계 속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사회적 통합정도가 낮아 개인과 사회 간의 결속이 되지 않아 고독감에 시달리다가 자살하는 이기주의적 자살과 사회적 규제가 부족하여 지금까지 안정되었던 가치관이나 사회규범이 와해되었을 때 자살하게 되는 아노미적 자살, 사회적가치가 개인적인 가치보다 클 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사회적 비난이 두려워서 자살하는 이타적 자살로 대별하여 접근했다. 물론 자살원인에 대하여 여러 가지 접근방법이 있겠지만 자살을 감행하는 극한 상황에 처한 당사자가 현실 속에서 자기의 존재를 부인하는 방법으로 창조주가 준 위대한 선물인 생명을 살해 할 수 있게 현실상황을 만든 사회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물질 만능주의와 남을 희생하고라도 내가 살아야 하는 최고주의와 1등주의는  정신적 삶의 가치를 표류하지 않을 수 없게 했고 황폐해져서 설 땅을 잃은 가치관들 즉 존경과 예의가 사라져버린 젊은 세대로부터의 노인층의 소외감, 자녀들에게 떳떳한 부모가 되지 못했다는 가장으로서의 비굴감, 목표보다 적게 나온 시험 점수로 능력의 한계에 봉착했다고 생각하는 무기력감등이 자살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모방 자살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가 1774년 출간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가 사랑하던 연인 로테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권총으로 자살하는 작품 속 주인공의 자살을 모방하여 유럽의 젊은이들에게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가 일어나 모방 자살이 휩쓸었던 것과 같이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도 자신이 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던 인물 또는 영향력 있는 유명 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동일시해서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홍콩배우 장국영의 자살 후 모방 자살, 1986년 일본 10대들의 우상이었던 오카다 유키코의 자살 후 모방 자살 등 언론의 선정적 기사화도 한 몫 하여 모방 자살이 이어졌던 점을 기억해야한다.


그래서 자살 예방 대책이 시급한 것이다. 거시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지금도 자살을 방지하기 위한 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한국 자살예방협회, 생명의 전화, 수원시 자살 예방 센터, 국가의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수립, 국가적 개입과 종교단체의 적극적 활동 지원,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소요예산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안다. 종교, 의학, 철학 등의 자살예방활동이 보건복지부만의 소관 업무가 아니다. 우리사회 구성원 전체의 문제이며 우리의 부모형제 자매, 자녀의 문제임을 명심해야한다. 타인의 생명뿐만 아니라 자기의 생명의 존엄성을 이해하고 자살방지를 위하여 초, 중, 고 교육과정에서부터 자살 예방 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하고 그에 따른 교육이 병행되어야한다.


                                            kjhstarting@hanmail.net

                                           


*聯合敎育新聞